저유가 충격으로 인한 산유국 위기가 현실화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아프리카의 산유국 나이지리아가 예산 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계은행(WB)과 아프리카개발은행(ADB)에 35억 달러(약 4조2000억원)의 긴급자금 대출을 요청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이미 다른 산유국 아제르바이잔도 세계은행, IMF의 긴급자금을 지원받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FT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유가 하락에 따른 경기 침체로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인 150억 달러(약 18조원) 규모의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지리아의 외환보유고는 1년 전 500억 달러에서 지금은 282억 달러(약 34조원)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하지만 IMF는 저리 대출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아직 나이지리아가 구제 금융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경제의 유일한 ‘안전지대’로 꼽히는 미국이 세계적인 성장 둔화로 올해 경기침체에 들어갈 가능성이 20%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FT는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례회의 이후 51명의 전문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으로 2년 안에 미국이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을 15%로 예상했던 지난해 12월에 비해 전망이 어두워진 것이다.
또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당초 예상된 100베이시스(1%) 포인트만큼 올리지 못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두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25베이시스 포인트씩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가운데 절반은 금리 인상 횟수가 두 차례 이하일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경제지표는 암울한 수치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信)은 지난 1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4로 나타났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째 기준선 50을 넘지 못했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웃돌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저유가 충격에 산유국 위기 현실화… 재정난 나이지리아, 35억 달러 긴급자금 요청
입력 2016-02-01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