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출신 변호사라더니… 알고보니 고졸 사기꾼

입력 2016-02-01 21:15
‘명문대 출신 변호사’를 사칭하며 여성들에게 “사귀자”고 접근해 돈을 뜯어낸 사기꾼이 경찰에 붙잡혔다. 알고 보니 고졸 학력에 상습범이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기간제 여교사와 교제하며 “정교사로 채용되게 해주겠다”고 속여 872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정모(42)씨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9월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여교사 양모(36)씨에게 자신이 명문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라고 속이며 교제를 시작했다. 과거 자신이 맡았던 사건 관계자가 한 고등학교 이사장인데 학교발전기금을 내면 정교사로 채용되게 해주겠다고 꼬드겨 양씨로부터 8720만원을 받았다.

이미 돈을 건넨 뒤 의심이 생긴 양씨의 어머니는 인터넷에서 정씨의 신상정보를 검색했다. 정씨 이름의 변호사 정보에 전혀 다른 사람의 사진이 검색되자 경찰에 고소했다. 정씨가 받은 돈의 대부분을 외제차와 고가 명품 구입에 탕진한 뒤였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의 최종 학력은 고졸이고 전문적인 법 지식도 없었다. 2008년과 2013년에도 각각 검사와 변호사를 사칭해 감방 신세를 진 ‘전문 사기꾼’이었다. 정씨는 양씨 외에도 이모(35·여)씨에게 결혼을 약속하며 400만원을 빌렸고, 다른 여성 6명에게도 변호사를 사칭해 접근하고 있었다. 경찰은 추가 범죄를 수사 중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