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 어른이 되면 나도 힐러리 클린턴처럼 될래요.”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클린턴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31일(현지시간) 만난 에밀리(사진)는 올해 나이 아홉 살로 최연소 자원봉사자다. 에밀리의 임무는 다른 성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선거인명부에 올라 있는 유권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클린턴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일이다.
투표권도 없는 에밀리가 클린턴 선거운동에 나선 건 할머니 코니 힐(70)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였다. 할머니 힐 역시 클린턴 선거사무소에서 유권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 힐은 “선거벽보를 보던 에밀리가 어느 날 ‘자신도 거들겠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기자가 에밀리에게 ‘왜 클린턴을 지지해야 하는지 설득해 보라’고 하자 “여성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누구나 더 나은 세상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힐러리 클린턴이라고 생각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선거사무소에는 유난히 여성 자원봉사자들이 많았다. 가슴에 이름표를 붙여놓은 에밀리는 그러나 자신의 성(姓)은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클린턴 선거사무소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버니 샌더스 후보 사무소는 10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지지자들이 뒤섞여 북새통이었다. 샌더스와 클린턴이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발표에 고무된 때문이었다. 사무소 밖에는 샌더스의 얼굴을 새겨 넣은 대형버스가 눈길을 끌었다.
선거사무소의 코디네이터 피트 달리산드로(52)는 “샌더스와 클린턴이 막상막하 접전을 벌이고 있어서 투표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단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아마 미국의 정치혁명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디모인 시내 중심가에서 15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한적한 곳에 있었다. 간선도로 바로 옆이어서 접근성은 좋았지만 드나드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비키라고 이름을 밝힌 50대 여성 지지자는 트럼프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성공한 기업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디모인(아이오와)=글·사진 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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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1 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