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아랍어 협박메모 ‘화과자 상자’가 유력 단서

입력 2016-01-31 21:43 수정 2016-02-01 04:03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서 29일 발견된 폭발물 의심 상자 안에 아랍어로 된 협박성 메모가 들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일단 이슬람 테러단체 소행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31일 폭발물 의심 물체가 부착된 화과자(和菓子·일본 전통과자) 상자를 유력한 단서로 보고 구입경로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또 화장실에서 유의미한 지문 19점을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9일 인천공항 C입국장 옆 남자화장실에서 발견된 가로 25㎝, 세로 30㎝, 높이 4㎝ 크기의 화과자 상자 겉면에는 ‘C’EST SI BON’이라는 상표가 큰 글씨체로 적혀 있다. 이 화과자는 인천공항에도 입점해 있는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 P사의 제품이다. 경찰은 이 업체를 상대로 해당 제품 포장 상자의 생산연도와 주요 판매처를 파악하고 있으나 바코드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과자 상자 겉에는 부탄가스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등이 테이프로 감겨 있었고 안에는 전선 4조각, 건전지 4개, 브로콜리, 양배추, 바나나껍질, 메모지 등이 발견됐다. 메모지는 컴퓨터로 출력된 A4용지 절반 크기로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다. 신이 처벌한다’는 글이 아랍어로 적혀 있었다.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테러단체와의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경찰은 모방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메모가 아랍어 문법에 맞지 않는다는 점 등이 이유다. 그러나 만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아랍어 전문가를 섭외해 메모를 심층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정창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