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구축함이 30일 중국과 주변국이 영토 분쟁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 일대를 또 항행했다.
미 국방부는 ‘항행의 자유’ 작전이었다고 밝혔지만 중국 정부는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거론하며 강력 반발했다.
구축함은 남중국해 분쟁도서인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에 속한 트리톤섬의 12해리(약 22㎞) 거리까지 접근했다.
중국, 베트남, 대만이 트리톤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미 언론들은 중국이 실질적으로 이 섬을 통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작전에 나선 군함은 미 해군의 이지스 유도미사일 구축함 커티스 윌버(DDG-54·8900t급·사진)함이다.
미 국방부 대변인 제프 데이비스 해군 대령은 “작전 중 우리 군함 인근에 중국 군함은 없었다”며 “이 작전은 항행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하려는 중국, 대만, 베트남 등 세 국가의 시도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수역을 미 해군이 통과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두 번째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군함이 중국의 법률을 위반해 멋대로 영해에 진입한 데 대해 중국은 법에 따라 감시·구두경고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도 양위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그 어떤 도발행위에도 중국 군대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 국가의 주권과 안전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요할 경우 군사적 ‘맞불’ 작전까지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도 이날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전 통보도 없이 중국 영해에 들어온 것은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모두 매우 엄중한 도발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중국과의 영유권 갈등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대한 방어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F-15 전투기 10여대를 오키나와에 추가 배치했다고 NHK가 31일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이날 오키나와 항공자위대 나하 기지에 F-15 10여대를 추가 배치, 새 부대인 제9항공단을 출범시켰다. 이로써 나하 기지의 F-15 전투기는 20여대에서 40대 안팎으로 늘어났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美 군함, 또 남중국해 분쟁수역 항행… 中 군사대응 경고
입력 2016-01-31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