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투더퓨처’ 그 모습 그대로… 시간여행은 안됩니다!

입력 2016-02-01 04:03
‘드로리언 DMC-12’와 포즈를 취한 존 드로리언. 스코츠맨

영화 ‘백투더퓨처’의 타임머신카 ‘드로리언’이 돌아온다. 안타깝게도 시간여행 기능은 없지만 영화 속 2015년이 아니라 2017년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현지 언론은 1995년 드로리언자동차회사(DMC)의 이름을 사들인 스티븐 윈이 최근 연방 정부로부터 드로리언의 생산 허가를 받았다고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새로 제정된 ‘소규모 자동차 제조법’에 따라 빈티지 복제자동차의 경우 대형 자동차업체와 같은 엄격한 품질 기준을 면제받게 되면서 드로리언 제작이 가능해졌다고 허핑턴포스트는 설명했다.

영화에서 타임머신으로 등장하는 DMC의 ‘드로리언 DMC-12’(사진)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선구적 인물인 존 드로리언이 1981년 발표한 콘셉트카다. 드로리언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산인 디트로이트 출신으로 제너럴모터스(GM)에서 스포츠카의 원조인 폰티액 GTO를 만들기도 했다. 1973년 독립해 북아일랜드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DMC를 설립하고 8년간의 노력 끝에 위아래로 열리는 ‘갈매기 날개’ 문과 스테인리스 차체 등 혁신적 스타일의 DMC-12를 선보였다.

야심작인 DMC-12가 9000대에도 못 미치는 처참한 판매고에 시달리면서 DMC는 도산했다. 드로리언도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마약거래를 했다는 혐의, 아내로부터의 이혼 소송 등 40여건의 소송에 휘말려 몰락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인 1985년 DMC-12는 백투더퓨처 속 타임머신으로 등장해 영화팬들의 뇌리에 영원히 남게 됐다.

예전 모습 그대로 드로리언의 미국 내 생산을 성사시킨 윈은 언론에 “환상적이다. 우리에게는 게임 체인저(중요한 사건)와 같으며 이런 일이 일어나길 고대해 왔다”고 밝혔다. 드로리언은 내년 초 첫선을 보인 뒤 향후 4년간 300여대가 생산될 계획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