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러 전투기 재차 영공침범”… 러는 부인 양국 긴장 재고조

입력 2016-01-31 21:36
터키와 러시아가 또다시 벌어진 ‘영공 침범’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 이후 이어진 대립이 재점화되면서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터키 외무부는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전투기가 시리아와 접한 자국 영공을 침범해 주앙카라 러시아대사를 불러 항의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간 추진해왔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전날 밤 러시아 수호이(SU)-34 전투기 1대가 영공을 침범했고 통신 채널을 통해 영어와 러시아어로 수차례 경고했지만 소용없었다”며 이는 러시아가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구체적 증거라고 주장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이를 확인하면서 나토 회원국의 영공에 대한 존중과 재발 방지 조치를 촉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전투기의 터키 영공 침입을 전면 부인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시리아에 있는 러시아 전투기들은 단 한 차례도 터키 영공을 침입한 적이 없다”면서 “터키의 근거 없는 선전전”이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11월 터키군이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 사건 이후 양국의 외교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관광과 인력 수출 등 대규모 경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오던 양국은 사건 이후 격추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러시아의 압박에 대해 터키가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왔다. 러시아는 터키산 농산물에 대한 금수와 자국인의 터키여행 제한 등 보복조치를 발동해 터키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정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