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 떼쓰지 말아야”… 기독교세계관학교 ‘간사님, 기도가 막혔어요’ 토론회

입력 2016-01-31 18:51 수정 2016-01-31 20:57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지길 100주년기념교회 제3별관에서 라브리공동체 이충성 간사(가운데)와 참석자들이 ‘간사님, 기도가 막혔어요’라는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우리는 기도를 너무 기복적으로 하는 것 같아요.”(30대 직장인)

“맞아요.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인데 ‘이렇게 해 주세요. 저렇게 해 주세요’라면서 마치 마술 부리는 주문처럼 하나님께 떼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40대 여성)

“다윗은 ‘하나님, 쟤 좀 혼내주세요’라는 기도도 한 것 같던데요. 아, 이것도 요구하는 기도인가?”(20대 대학생)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이내 기도에 대한 토론이 불붙기 시작했다. 29일 서울 마포구 한국기독교선교 100주년기념교회 제3별관에서 ‘간사님, 기도가 막혔어요’라는 주제로 열린 기독교세계관학교 토론 현장이다.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이사장 손봉호)와 라브리공동체(대표 성인경)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기도가 막히는 주요 원인으로 사적인 욕심, 소심함, 편한 상황, 죄 많음, 믿음 부족, 하나님에 대한 원망 등을 꼽았다.

한 30대 여성은 하나님이 요구를 들어주시지 않을 때 실망하고 심지어 화가 난다고 털어놨다. 세상이 타락하고 악하게 보일 때 기도하기 싫어질 때가 있다는 중년 남성의 고백도 나왔다. 28년간이나 기도응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중년 여성의 한숨 섞인 고백도 있었다.

이날 강의를 하고 토론을 진행한 이충성 라브리공동체 간사는 “기도가 막혔을 때 우리는 가장 먼저 기도가 막히는 원인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며 “기도가 막히는 원인에 맞는 처방을 해야 기도의 응답과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간사는 먼저 기도에 대한 바른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도는 하나님과 대화(교제)하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 필요한 것과 감사드리는 것 등을 표현하는 의사소통을 말합니다. 기도는 어려운 것이 아닌, 자녀가 육신의 부모에게 대화하는 것처럼 친근감을 갖고 대화하듯 하는 것입니다.”

그는 특히 “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아무 것도 의심하지 말라. 의심하는 자는 마치 바람에 밀려 요동하는 바다 물결 같으니(약 1:6)”라는 구절을 언급하며, 의심하면서 기도할 때 기도응답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언 28장 9절 “율법을 듣는 데서 귀를 돌이키는 자는 그의 기도마저도 가증한 것이 되리라”를 읽으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을 때’도 기도의 응답이 없다고 밝혔다.

이 간사의 설명에 참석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멘” 소리도 나왔다.

토론회는 기도가 막힐수록 성령님께 의지하고, 현재 기도가 막힌 상황을 하나님께 솔직히 아뢰고 문제 해결을 도와달라고 요청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마무리됐다.

이 간사는 “기도응답이 없을 때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씀 묵상, 예배, 설교 등 여러 방법으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말씀하고 계신다”며 “때로는 말하는 것을 멈추고 들을 필요가 있다. 교제라는 것은 상호 간의 교류가 있어야 성립하는 것이지 일방통행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글·사진=유영대 기자ydyoo@kmib.co.kr

문세린 대학생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