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진화용 민간 헬기 추락 조종사 사망… 놀이시설 인근 ‘대형사고 날뻔’

입력 2016-01-31 19:27 수정 2016-01-31 22:15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지난 30일 오후 2시58분쯤 전북 김제시 금산면 금산사 모악랜드 뒷산 중턱에 추락한 산불진화용 민간 헬기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2시58분쯤 전북 김제시 금산면 금산사 모악랜드 뒷산 중턱에 산불진화용 민간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김모(61)씨가 숨졌다. 사고 장소는 어린이 놀이시설이 집중된 모악랜드 주차장에서 20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어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추락한 헬기는 전북도가 산불감시 기간(2월 1일∼5월 15일)을 앞두고 산불진화용으로 빌린 3대의 민간 헬기 가운데 1대다. 이 헬기는 근무지인 모악랜드 인근 계류장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헬기는 1991년 독일에서 생산된 ‘BO 105’ 기종으로 조종사 김씨 혼자 탑승한 채 이날 오후 2시15분 충남 태안에서 출발했으며 3시15분 착륙할 예정이었다.

추락한 헬기는 꼬리와 동체 일부만 남기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지고 불에 탔다. 당시 인근 모악랜드에서는 500여명의 어린이와 시민 등이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목격자들은 “헬기가 주차장 인근에서 갑자기 선회하더니 야산으로 고꾸라졌으며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순식간에 불에 휩싸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따라 조종사 김씨가 인명 피해를 줄이려고 놀이시설과 주차장을 피해 야산으로 기수를 돌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목격자 말 등을 종합하면 조종사가 위험지역을 피하려고 산 쪽으로 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은 기체 결함, 조종 미숙 등 다양한 추론이 나오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고 헬기는 소형헬기여서 블랙박스를 장착하지 않았다.국토교통부는 사고조사위원을 현장에 보내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김제=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