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공군기지 이전 발목잡나… ” 대구, 사드 후보지 거론에 촉각

입력 2016-01-31 22:13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가 배치될 유력 후보지로 대구가 거론되자 K2 공군기지 이전을 추진 중인 대구시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31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방안에 대한 한·미 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고 배치 후보지로 대구와 경북 칠곡군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조만간 사드 배치 결정과 선정 지역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사드가 대구에 배치될 경우 K2 이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초 대구, 경기도 평택, 강원도 원주 등 5곳 중 한 곳에 사드 배치를 추진 중이라는 소문이 돌 때 ‘대구에 사드가 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을 취했었다. 이번에는 사드와 K2가 별개라는 논리를 펼치며 K2 이전 사업에 사드 문제가 끼어드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대구시는 군공항 주변 주민들의 소음 피해를 해결하고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K2 이전을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K2 공군기지 이전 건의서 수정안을 국방부에 제출하고 국방부가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이전 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이 “2016년에 K2 이전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구시는 사드 배치 문제와 K2 이전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K2 공군기지 이전은 주민들의 소음 피해 때문에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사드와 연관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사드 1개 포대가 반경 5㎞ 내 항공기와 차량의 전자장비 운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공군기지 내 설치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고 사드 때문에 K2 이전이 발목 잡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사드 배치 문제로 K2 이전 사업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도 있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대구시가 사드 배치 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미리 대처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드와 관련해 (정부에서) 이야기한 것도 없고, 결정된 것도 없어 대구시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사드와 상관없이 K2 이전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