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사들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중국 춘제(春節·설) 연휴를 앞두고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인 ‘유커’ 공략에 본격 나선다. 유커들이 즐겨 찾는 일본 태국도 각종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어서 ‘춘제 특수’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은 1일부터 ‘외국인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역시 각각 1일, 5일부터 환급 서비스를 실시한다.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는 외국인의 세금 환급 절차 간소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도입이 결정됐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외국인은 건당 3만원 이상, 20만원 미만 물건 구입 시 부가세를 뺀 금액으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1인당 물품 가격 총액 100만원까지 혜택을 준다. 부가세 포함 금액을 먼저 결제한 후 공항에서 환급받는 종전 방식에서 크게 개선됐다. 올해부터 제도가 시행됐지만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개별 유통사들이 서비스를 도입하지 못했다.
백화점 3사는 외국인이 즐겨 찾는 점포에 도입한 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남대문로 본점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도입하고 현대백화점(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과 신세계백화점(소공로 본점) 역시 외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점포를 첫 적용 대상으로 한다. 대형마트 중에선 이마트가 1일 서울 청계천점에서 실시한 후 5일 10개 주요 점포로 확대한다. 롯데마트도 외국인 쇼핑 단골 코스인 서울역점에서 5일부터 즉시 환급에 들어간다.
유통업계에선 즉시환급 서비스 시행과 각종 프로모션이 더해지면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한풀 꺾였던 유커의 소비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연휴기간 중 MCM, 쿠쿠밥솥 등 유커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 260여개를 10∼30% 할인한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역시 은련카드 결제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주고 매장별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
유커를 두고 한국과 경쟁 중인 주변국 역시 춘제 연휴를 겨냥한 마케팅에 돌입했다. 일본 도쿄의 세이부백화점 이케부쿠로본점은 3일부터 16일까지 ‘춘제 축하 페어’ 행사를 진행한다. 다카시마야백화점 역시 중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캐릭터를 활용한 점포를 오픈한다. 패밀리마트, 로손 등 편의점 역시 중국 은련카드를 취급하고 환전도 가능하게 하는 등 유커를 겨냥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최대 유커 유치국으로 떠오른 태국의 유통사 더 몰 그룹과 로빈슨백화점 역시 춘제 기간 대규모 할인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춘제 연휴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유커 수요 회복세를 점검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즉시환급 서비스 시행으로 유커의 쇼핑 편의성이 높아지고 환급되는 금액 역시 다시 쇼핑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싹쓸이 쇼핑 유커 모셔라… 한·일·태국 ‘춘제 삼국지’
입력 2016-02-01 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