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흙수저’는 현실… 학력·직업 세습 갈수록 고착화

입력 2016-01-31 21:37
‘금수저·흙수저’의 현대판 계급론에 힘을 실어주는 연구결과가 또 나왔다. 부모의 학력과 직업, 가족의 경제적 배경이 자녀의 임금 수준을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Ⅱ’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산업화세대(1940∼59년생) 민주화세대(60∼74년생) 정보화세대(75∼95년생)를 거치며 학력·직업 대물림이 고착화되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6∼9월 19∼75세 4000명을 면접조사했다.

아버지 학력이 높을수록 자녀 학력이 높았다. 아버지가 고졸 이상인데 자녀가 중졸 이하인 비율은 0%에 가까운 반면, 아버지가 중졸 이하면 자녀도 중졸 이하인 비율은 16.4%였다. 이런 현상은 세대별로 보면 더 뚜렷하다. 아버지가 대졸 이상 고학력자이면 자녀도 대졸 이상 고학력자인 비율이 산업화세대는 64.0%였는데, 민주화세대에선 79.7%, 정보화세대에선 89.6%로 껑충 뛰었다.

학력뿐 아니라 직업도 대물림되고 있었다. 아버지 직업이 관리전문직이면 자녀 직업도 관리전문직인 비율이 42.9%로 평균(19.8%)의 배를 넘었다. 관리전문직 아버지를 둔 자녀가 관리전문직을 갖는 비율은 민주화세대에서 56.4%로 평균(23.3%)의 배 정도, 정보화세대에서도 37.1%로 평균(18.2%)의 배 정도 차지했다. 특히 정보화세대의 경우 단순노무직 아버지를 둔 자녀가 단순노무직인 비율이 9.4%로 평균(1.9%)의 약 5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산업화세대에선 본인 학력이 임금에 영향을 주는 거의 유일하고 결정적 변수였다”며 “민주화세대에선 부모 학력이, 정보화세대에선 부모 학력과 함께 가족의 경제적 배경이 본인 임금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