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기름유출 오염사고를 겪었던 태안해안국립공원이 ‘세계의 국립공원’이 됐다. 국제사회는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팔을 걷어붙인 환경복원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태안해안국립공원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보호지역 카테고리 ‘V’(육상/해상 경관보호지역)에서 ‘Ⅱ’(국립공원)로 상향조정됐다고 31일 밝혔다. IUCN은 보호지역을 Ⅰ∼Ⅵ의 6개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유엔은 이 분류체계를 국제 기준으로 삼고 있다. 등급 상향은 생태적 가치가 뛰어나고 관리·보전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7년 12월 7일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 예인선단과 홍콩 선적의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가 태안 앞바다에서 충돌해 원유 1만2547㎘가 유출됐다. 사고 이후 전국에서 자원봉사자 200만명이 기름 제거작업에 뛰어드는 등 대대적인 환경복원 노력이 진행됐다. 공단 관계자는 “우리의 환경복원 노력이 국제적으로 평가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국립공원 가운데 처음으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과 덕유산국립공원의 특별보호구역 3곳이 IUCN의 카테고리 ‘Ia’ 인증을 받았다. IUCN 분류상 최고 등급인 카테고리 I은 지역 특성에 따라 a(학술적 엄정보호 지역)와 b(원시야생지역)로 나뉜다.
이번에 최고 등급을 받은 곳은 다도해 백도와 칠발도, 덕유산의 안성칠연계곡 광릉요강꽃 특별보호구역이다. Ia 지역은 자연생태계를 엄격하게 보호하기 위해 대중의 접근을 제한하고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곳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유류 사고 이겨 낸 태안 해변 ‘세계의 국립공원’ 지위 얻어
입력 2016-01-31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