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중심의 ‘양당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공식회의에서 한목소리로 양당제를 비판한 데 이어 당 소속 의원들이 국회 세미나에 나와 ‘제3당 혁명’을 주창한 것이다.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29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기획조정회의에서 일제히 ‘양당제 비판’에 올인했다. 안철수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새누리당은 지난 8년간 경제에 무능한 정당임을 증명했다”고 한 뒤 “더민주는 분배에만 관심이 있다고 한다. 성장에는 관심이 없다고 한다”고 해 여야 모두를 싸잡아 비난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총선이 70여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선거구 획정이 안 됐다”며 “이게 바로 양당제의 폐해”라고 했다. 이틀 전 국민의당 합류를 선언한 박주선 의원도 “국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선 거대 양당제를 파괴하고 다당제로 가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의 ‘양당제 비판’은 정체된 지지율 상승세를 회복하기 위한 묘안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과 더민주에 교착된 국회 상황의 책임을 준엄하게 묻고, 중도·무당파층 유권자들에게 제3당의 필요성을 부각하려는 전략이란 해석이다.
국민의당은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국회로 초대해 ‘한국정치 제3의 길을 묻다’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김 교수는 “적대적 공존관계에 있는 양당구조가 문제”라며 “3당 정치는 새로운 정치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이 영입인사로 발표한 김경진 강연재 변호사, 김철근 동국대 겸임교수, 정치평론가 이용호씨 등도 출마 의사를 밝히며 ‘양당제’를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다당제에 유리한 정치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강정책·당헌에 대선 결선투표제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중대선거구제를 넣는 것도 검토 중이다.
한편 윤여준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책임 있는 직을 맡는 것은 제 건강이 더 허락하지 않는다”며 창당준비 작업까지만 함께하고 총선에서는 손을 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윤 위원장은 앞서 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안 의원이 포기하지 않는 게 신통하다”고도 평가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도와주셔야 한다. 어렵고 낯선 길 가는데 어른이 지혜를 빌려줘야 한다”며 붙잡을 뜻을 내비쳤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당 합류가 예상됐던 더민주 박혜자 의원이 ‘잔류’를 선언하고 이개호 김영록 의원 등도 탈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국민의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국민의당, 양당 때리며 “제3당 혁명”
입력 2016-01-29 21:40 수정 2016-01-30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