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9일 누리과정과 국회선진화법 등 현안을 두고 정부·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에 맞설 능력을 갖춘 유일한 제1야당임을 부각시켜 국민의당과의 비교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누리과정과 관련해 지방교육청이 정부와 옥신각신하는 사태를 보이는데 이것은 지난번 대선 때 약속된 사항이고 이걸 제대로 합리적으로 처리했다면 이런 사태가 초래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에서 지방교육청에 떠넘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의 국회선진화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서도 “여당은 영원히 여당이고, 야당은 영원히 야당이라는 관념을 버릴 것 같으면 좀 더 신중한 자세를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드린다”고 비판했다.
다른 선대위원들도 가세했다. 박영선 선대위원은 “157석을 가지고 있는 새누리당은 국회 운영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박근혜정권은 남 탓만 하는 정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계속 남 탓만 하고 있다”고 했다.
우윤근 선대위원도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여당을 관리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새누리당에 협상 재량권이 없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는 그동안 국민의당과 ‘이승만 국부론’ 등으로 난타전을 벌였다. 하지만 야권의 제 살 깎기 경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포문을 정부·여당으로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당은 점차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다. 29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전국 1003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 포인트) 결과 더민주 지지율은 20%로 국민의당(12%)을 앞섰다. 특히 야당 텃밭인 호남에서도 29%를 얻어 국민의당(25%)을 제쳤다. 탈당을 고심하던 박혜자 의원(광주 서갑)도 이날 당 잔류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광주 현역의원 8명 중 더민주 소속은 강기정 의원을 포함해 2명이 됐다. 또 전남의 김영록 이윤석 이개호 의원 등도 당에 잔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30일 광주 방문을 예정하고 있어 호남 민심이 또 한 차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의 ‘호위무사’를 자임해 온 최재성 선대위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선대위 구성 등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최 위원과 면담해 선대위 참여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수 문동성 기자 joylss@kmib.co.kr
더불어민주당, 與 때리며 ‘제1야당’ 부각
입력 2016-01-29 21:40 수정 2016-01-30 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