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카 바이러스’ 선제 대응으로 국내 유입 막아라

입력 2016-01-29 17:42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대륙에 이어 유럽과 북미, 아시아에도 감염자가 속출해 세계보건기구(WHO)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보건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할 정도다. 지카 바이러스의 한반도 상륙이 시간문제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수개월간 공포에 떤 경험이 있다. 그런 치욕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선 정부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겠다.

지카 바이러스는 백신이나 신속 진단법,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감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경 없는 세상이라지만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연간 국외 여행객이 2000만명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동향을 빈틈없이 감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환자 발생국 여행객에 대해서는 비상한 관심을 갖고 체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임신부의 경우 최근 2개월 이내 환자가 발생한 국가로의 여행 자제를 권하고 있다지만 여행 금지를 강제할 필요가 있다. 환자 발생국 여행객 전원에 대해 발열 체크하는 방안도 검토할 때다. 해외여행 후 의심증상 발생시 의료기관에서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자체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별도의 대비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감염병 관리체계를 강화했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감염병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을 넘어 사회·경제 전반에 큰 손실을 끼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다소 불편을 야기하더라도 방역활동을 최대한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