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대외악재로 우리 제조업이 비틀거리고 있다. 새해 첫달부터 제조업 체감경기가 6년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으며 지난해 제조업 가동률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았다. 국내 수출에 영향을 주는 중국 및 신흥국 경기불안이 장기화할 조짐이어서 제조업 경기 한파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5∼22일 전국 2796곳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서 제조업 1월 업황BSI가 65로 전월보다 2포인트 내려갔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56) 이후 최저치다. BSI가 100을 넘으면 기업들이 현재 경기를 좋게 보고 100 아래는 그 반대라는 의미다.
한은 박성빈 기업통계팀장은 “올 초부터 진행된 중국경기 불안과 유가 급락 등 대외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 제조업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중국시장의 불안은 신흥시장 악화로 이어지고 있어 특히 수출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와 유가 및 물가 하락의 영향은 제품 판매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제품판매가격BSI는 82를 보여 7년1개월 전인 2008년 12월(82)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가 안 좋은 데다 물가도 덩달아 내려감에 따라 기업이 제품 판매가격을 내릴 것이라고 보는 업체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 판매가가 낮아지면 매출이 올라도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어 기업 수익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한편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지난해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산업생산은 2014년보다 1.5% 증가했지만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4.2%로 1.9% 포인트 하락했다. 외환위기 충격으로 70% 선이 깨졌던 1998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제조업 가동률이다. 수출 등 전체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가동을 멈추거나 느슨해진 공장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세욱 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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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한겨울… 체감경기 6년10개월 만에 최저
입력 2016-01-29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