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진(23·포항 스틸러스)에게 중동은 ‘약속의 땅’인가?
문창진은 2012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에서 ‘이광종호’의 섀도 스트라이커로 뛰며 4골 2도움을 기록했다. 한국에 8년 만에 우승컵을 안기면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문창진이 UAE와 이웃한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 중인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4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려 하고 있다.
‘신태용호’의 미드필더 문창진은 30일 오후 11시 45분(한국시간)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대회 결승전에 선발 출장할 예정이다. 걸출한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소속팀으로 복귀했기 때문에 문창진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문창진은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하며 장신 공격수 김현(23·189㎝)에게 높은 크로스를 올리고, 권창훈(22·수원 삼성)과 이창민(22·전남 드래곤즈) 등 2선 공격수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 주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문창진은 득점 기회가 오면 해결사로도 나서야 한다. ‘미들라이커’인 그는 이번 대회에서 4골을 넣어 권창훈과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리고 있다. 문창진의 골은 권창훈보다 순도가 더 높다. 권창훈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약체 예멘을 상대로 3골을 몰아넣었지만 문창진은 ‘복병’ 우즈베키스탄과의 첫 경기에서 2골을 모두 책임지며 한국의 2대 1 신승을 이끌었다. 또 최대 고비였던 요르단과 8강전과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1골씩 터뜨리는 등 해결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카타르의 아흐메드 알리(5골)에 이어 득점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문창진은 일본전에서 다득점을 올리면 MVP와 득점왕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다. 다만 일본의 막강한 수비를 깨야 하는 것이 숙제다.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수비 중심의 전술을 사용한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12골을 넣는 동안 2실점에 그쳤다. 2실점도 페널티킥과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다.
일본은 결승전에서 수비를 두텁게 하고 역습을 노리는 전술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주전 공격수들의 부상으로 공격력이 약해진 탓이다. 신태용 감독은 29일 “일본 팀에 대한 분석을 끝냈다”며 “일본은 실리의 축구로 결승까지 올라왔다. 결국은 인내심의 싸움이 될 것 같다. 우리가 이길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데구라모리 마코토 일본 감독은 “한국의 34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깨고 싶다”고 받아쳤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문창진 ‘약속의 땅 중동’서 4년 전 영광 재현 꿈
입력 2016-01-29 20:04 수정 2016-01-29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