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삼성생명은 28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전자가 가진 삼성카드 지분 37.45%(4339만주)를 모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카드 지분을 71.86% 보유하게 된다.
업계에선 삼성생명을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세우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2013년부터 삼성전기·물산·SDS·제일기획 등 비금융 계열사들이 가지고 있던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삼성생명에 몰아줘 왔다. 지난해 말 삼성생명·화재·증권이 연이어 자사주를 취득했을 때 대신경제연구소는 “삼성생명 중심의 중간금융지주 체제로 그룹 지배구조를 전환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분석했다. 중간금융지주가 되려면 금융 자회사 지분 30% 이상을 확보하고 1대 주주 지위를 갖춰야 한다. 이번 지분 인수로 금융지주사가 될 수 있는 1차 요건은 갖춘 셈이다.
증시에서도 이날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전량을 삼성생명이 인수한다는 소식에 생명과 카드 주가가 각각 11.51%와 10.41% 급등했다. 다만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바뀌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또 법이 제정된다고 해도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 7.21%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 제한 조건 때문에 5% 아래로 낮춰야 한다. 삼성생명 측은 “카드 지분 인수는 보험과 카드 사업 시너지 제고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은 아직 먼 얘기”라고 밝혔다.
삼성카드 주가도 10.41% 급등했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카드는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와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금융지주사 전환을 고려하면 매각 우려는 완전히 소멸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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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한발 앞으로
입력 2016-01-28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