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의 바이오업계 간담회에 기획재정부 조세총괄국장이 참석하고, 섬유업계 애로청취를 위해 법무부 체류지원국장이 앉아있다?
얼핏 보면 관련 업계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부처 관계자가 산업부 주최 현장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산업부 주형환 장관의 취임 이후 나타난 기현상이다. 주 장관은 지난 13일 취임 이후 거의 매일 산업 현장을 방문해 해당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전임 윤상직 장관에 비해 간담회 횟수도 늘었지만 더 크게 달라진 건 정부 측 참석인사가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지난 26일 있었던 섬유패션업계 현장간담회에는 법무부와 고용노동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업계에서 요청한 산업연수생 비자와 소방 안전복 관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20일 있었던 바이오업계 간담회엔 기재부 조세총괄국장이 참여했다. 모든 업계에 세제관련 민원이 있게 마련이지만 산업부 주관 간담회에 기재부 국장이 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러다보니 어떤 때는 업계 관련자보다 정부 측 인사가 더 많았던 간담회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변화는 주 장관의 의중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업계 민원을 질질 끄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정부 담당 부처 관계자가 원스톱으로 해결해줘 수출 증진 등 실질적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사실상 끌려나오다시피 하는 다른 부처의 반응은 싸늘하다. 모 부처 관계자는 28일 “주 장관의 열정과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본래 업무를 뒤로 미루고 반나절 이상 타 부처 현장에 있어야 하는 게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현장 간담회를 준비하는 산업부 공무원들 역시 타 부처 간부들을 섭외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관가 뒷談] 산업현장 간담회에 기재·법무부 공무원?
입력 2016-01-29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