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세운상가가 3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요람이었다면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심장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세계의 기운이 모인다는 의미의 세운(世運)상가. 1968년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타운으로 설립돼 한때 탱크도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강남이 개발되고 용산 전자상가가 들어서면서 낙후지역으로 전락했다. 2007년에는 철거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후 경기침체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재생사업으로 방향을 틀었고 마침내 미래형 제조산업의 혁신지로 거듭나는 첫 삽을 뜨게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8일 정세균·정호준 국회의원, 김영종 종로구청장, 상가 입주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5층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다시·세운 프로젝트’ 1단계 공공선도사업 착수를 선포했다. 세운상가군은 7개 건물 총 1km 구간으로 1단계 사업(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 구간)은 올 2월 시작돼 2017년 5월 준공될 예정이다. 시는 이어 다음달에 2단계 사업구간(삼풍상가∼풍전호텔∼진양상가) 타당성 조사에 착수해 2019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세운상가의 재생사업인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은 다시 걷는 세운(보행재생), 다시 찾는 세운(산업재생), 다시 웃는 세운(공동체 재생) 3가지다.
우선 세운초록띠공원은 오는 10월 종묘가 눈앞에 펼쳐지는 경사광장인 ‘다시세운광장’으로 조성되고 내년 2월 청계천 상단에 ‘공중보행교’가 설치된다. 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끊어졌던 세운∼대림상가 간 공중보행교(연장 58m)를 부활해 남북 보행축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청계천 방문객은 이 보행교로 종묘와 남산까지 계속 걸을 수 있다. 대림상가에서 을지로지하상가로 바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신설돼 동서 보행축도 연결된다. 세운상가 보행데크는 기존 3층 외에 2층에도 신설되며, 2층과 3층 사이에 전시실 등 역할을 할 ‘컨테이너 박스’ 30여 개가 설치된다.
시는 또 세운상가를 창의제조산업 혁신지로 조성하기 위해 다시세운협업지원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스타트업 창업자를 위한 ‘세운리빙랩’도 운영한다. 아울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신직업연구소, 시립대 도시과학대학원 등 전략기관도 유치한다.
특히 도심 재생에 걸림돌이 되는 젠트리피케이션(상권 활성화 후 임대료 급증)을 방지하기 위해 박 시장과 세운상가 소유자 대표, 임차인 대표가 이날 생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임차인들의 영업이 보장되고 임대료 상승은 연 9%로 제한된다.
시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통해 유동인구 5배 증가, 상가 매출 30% 증가, 신규창업 200곳 이상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세운상가 재생으로 걷기도시 서울이 확장될 것”이라며 “서울 도심 보행축을 사방으로 연결하는 랜드마크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미래형 제조혁신단지로… 세운상가 재생 프로젝트 시동
입력 2016-01-28 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