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크리스티안 토비라(64·여) 법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3년8개월간 일한 법무부 청사를 떠나며 헬멧을 쓰고 노란 자전거에 올라탔다. 현지 언론은 그가 박수갈채와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에 퇴임 마지막 날까지 평소처럼 관용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퇴근했다고 전했다.
토비라 법무장관은 청사를 떠나기 직전 기자회견에서 “정치적으로 중대한 불화가 있어 장관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히며 전격 사퇴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서도 “어떤 때는 남는 게, 때로는 떠나는 게 저항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마뉘엘 발스 총리 등이 추진해온 테러용의자 국적 박탈 법안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로 130명이 사망하자 테러범의 국적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하원에 이 조항이 담긴 개헌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토비라 장관을 비롯해 집권 사회당 내 일부는 이 조치로 프랑스에서 두 가지 계층이 생겨난다면서 반대했다. 복수 국적자의 대부분은 북아프리카 등에서 건너온 이민자의 자녀로 토비라 장관을 비롯한 사회당 좌파들은 이 조치가 이민자를 겨냥한 조치로 실제 효과도 없이 국적 차별을 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반대해 왔다.
프랑스령 기아나 출신에 흑인 여성인 토비라 장관은 성추행 처벌 강화, 사법개혁안, 동성결혼법 등 진보적 정책을 추진하는 데 앞장서 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때로는 떠나는 것도 저항입니다”… 佛 흑인여성 법무장관 사퇴
입력 2016-01-28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