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北,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
입력 2016-01-28 21:38 수정 2016-01-28 21:41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발사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한반도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실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박근혜정부 임기 동안 남북관계 회복이 요원해지는 것은 물론 남북 모두 강경론이 득세하면서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28일 북한이 기습적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앞으로 북한이 중요한 도발행위를 할 때 기습적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며 “군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 구조를 볼 때 한·미 군 당국이 눈치채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인 평안북도 동창리는 지난해 말 증축 및 신축 공사를 완료해 언제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보다 규모가 대폭 커진 발사대에는 가림막이 설치돼 있으며 차량 이동도 빈번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제 협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핵실험에 이어 핵무기 투발수단인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북한의 핵보유 의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켜 안보리 제재의 무효성을 강조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된다. 북한은 2006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결의안 1695호 등 5개의 안보리 결의안 제재 대상이다. 북한은 아직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조짐에 대해 빌 어번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동이나 언급을 자제하고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이행하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또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에 지상 기반 이지스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미사일 방어체계 강화 방향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이 이르면 1주일 이내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어 북한 정세에 대해 긴급 협의했다.
중국은 “과격한 조치(행동)를 하지 말고 긴장국면이 계속 악순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으로 동북아 지역의 국면에 복잡한 요소가 추가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사태가 커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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