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전 한번에 90만년… 초대형 태양계 발견

입력 2016-01-28 20:58 수정 2016-01-29 01:05
항성과 행성 사이의 거리가 태양에서 지구보다 무려 7000배나 먼 초거대 행성계가 발견됐다. 지금껏 알려진 최대 거리 항성-행성 조합보다 3배나 멀리 떨어져 있어 이 행성이 궤도를 한 바퀴 도는 데만 90만년 걸릴 정도다.

영국 BBC와 데일리메일 등 주요 외신들은 영국 왕립천문학회(RAS)의 월간보고를 인용해 항성 TYC 9486-927-1과 행성 2MASS J2126으로 이뤄진 최장 궤도 행성계의 발견 소식을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지구로부터 약 1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행성계는 100만∼4500만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행성 2MASS J2126의 공전주기를 고려할 때 생성 이후 공전 횟수는 최대로 잡아봐야 50번도 채 안 된다. 공전 궤도 한 바퀴를 1년으로 치는 지구의 시간 개념에 대입하면 행성은 태어난 지 50년도 지나지 않은 셈이다.

이 행성은 모체 항성인 TYC 9486-927-1로부터 약 9656억㎞,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인 1천문단위(AU)를 적용하면 7000AU에 달한다. 우리 태양계 가장 밖에 있는 명왕성의 공전 궤도 40AU보다도 140배나 크다.

사실 이 항성과 행성 두 천체의 존재는 각각 2006년과 2008년, 브라질과 미국의 연구자들에 의해 발견된 바 있다. 연구진은 큰 궤도를 공유하는 천체를 찾는 작업을 하던 중 이들이 함께 이동하는 것을 확인한 뒤 같은 계에 속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을 이끈 호주국립대학(ANU) 사이먼 머피 박사는 “모체 항성으로부터 이렇게 멀리 있는 낮은 질량의 물체를 찾은 것에 매우 흥분했다”며 “근처에 다른 별 등이 밀집된 환경이라면 지금과 같은 궤도로 존재하지 못하고 틀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