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9일 강원도 산골 작은 마을에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5개 대륙을 상징하는 다섯 빛깔의 오륜기가 펄럭인다. 대관령면 횡계리 고원훈련장 자리에 웅장한 모습으로 자리 잡은 오각형 형태의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에는 95개국 선수단이 자국의 국기를 앞세워 입장을 한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종들이 한 데 모여 차가운 대지를 인류애로 뜨겁게 물들인다. 지금 평창은 부푼 설렘과 기대감으로 2년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앞으로 737일. 평창의 꿈이 현실이 되는 날이다.
2011년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2018올림픽개최지로 ‘평창’이 호명되기까지 연거푸 뼈아픈 실패가 있었지만, 이런 아픔이 있었기에 강원도민들이 올림픽에 갖는 애정과 기대는 더욱 각별하다. 또 더 완벽하고 치밀하게 올림픽을 준비하는 원동력이 됐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 4년 반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강원도 평창은 2년전보다 더 뜨거운 열기로 세계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평창은 대회 비전인 ‘New Horizons(새로운 지평)’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모두 화합하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올림픽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평창동계올림픽은 국가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린지 꼭 30년째 되는 해다. 대한민국이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 태극기를 앞세워 처녀 출전한 지 70년이 되는 역사적인 날이기도 하다.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면 한국은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 FIFA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메이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6번째 나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1972년 삿포로동계올림픽과 1998년 나가노겨울올림픽까지 2차례 동계올림픽을 치른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선 2번째로 동계올림픽 개최국이 된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평창에는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95개국 63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참가국과 선수단은 지난해 7월 조사한 것이어서라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역대 올림픽 최다 참가국수는 소치올림픽의 88개국 3000여명이다. 선수단과 국제올림픽위원회 패밀리, 국제스포츠 관계자, 보도진 등 대회와 직접 관련된 방문객만 5만명이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14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또 앞선 올림픽들의 기록들을 대거 갈아 치울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 종목은 알파인스키,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등 기존 15개 종목에 스노보드 빅에어(남·여), 매스스타트(남·여), 혼성컬링, 알파인스키 팀 이벤트 등 6개 종목이 신규로 추가되는 등 역대 대회에서 가장 많은 여성·혼성 종목의 경기가 진행된다. 금메달 수도 사상 처음으로 100개를 넘긴 102개로 확정됐다.
올림픽 경기장 등 시설 준비도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동계올림픽을 치르기 위해선 설상 경기장 7개와 빙상 경기장 5개 등 모두 12개 시설이 필요하다. 이 중 정선 중봉 알파인 경기장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강릉 아이스아레나·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등 6개 경기장은 새로 짓는다. 보광 스노경기장과 강릉 컬링센터 3개를 보완해 활용하고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등 3곳을 보수해 활용키로 했다. 신설 경기장은 2014년에 착공, 지난 1월 현재 평균 공정률이 50%를 넘어서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2월 첫 테스트이벤트가 열리는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국제 스포츠계로부터 찬사를 받는 등 성공적인 대회 준비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국제스키연맹(FIS) 측은 지난달 알파인 경기장을 찾아 슬로프와 눈 상태 등 경기장 시설을 점검한 뒤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장’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당초 빠듯한 공사기간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지만 성공적으로 대회준비를 마쳤다고 자부한다”면서 “특히 FIS로부터 경기장에 대한 이례적인 찬사를 받으면서 모든 관계자들이 경기장을 준비에 한층 탄력을 받아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투입되는 예산은 약 13조8000억원에 이른다. 도로 건설 등 대형 국책사업이 포함되면서 4조8000억원 가량이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평창올림픽 경제효과는 64조9000억원에 달한다. 경기장과 교통망, 숙박시설 등 올림픽 관련 투자와 소비지출에 따른 직접효과가 21조1000억원, 겨울관광지 부상 등 간접효과는 43조8000억원이다.
평창올림픽 개최는 국내 동계 종목 선수들의 실력향상과 동계 스포츠 저변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에서 메달 20개·종합순위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역대 최고 성적은 금메달과 은메달 각 6개, 동메달 2개로 종합순위 5위를 기록한 2010년 캐나다 밴쿠버동계올림픽이다.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우리나라 전 분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계기가 되었다면,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국올림픽의 완성으로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또 다른 도약의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평창동계올림픽 G-2년] ‘새로운 지평’ 평창의 꿈이 무르익는다
입력 2016-02-02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