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무조건 용서하고 사랑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다고 (북한에 대한) 피해의식을 계속 갖고 가면 결국 한(恨)으로만 끝납니다. 북한 정권은 나쁘지만 북한 사람에 대한 사랑마저 포기해선 안 됩니다”
한국예수전도단 설립자 오대원(81) 목사 얘기다. 그를 27일 오후 서울 은평구 불광로길 팀비전센터에서 만났다. 부흥한국과 평화한국 등 6개 기독교단체가 공동 주최하는 ‘통일비전캠프’가 한창이었다. 오 목사는 캠프 참가 청년 등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번 캠프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까.
오 목사는 “한반도 통일을 위해 한국교회는 부흥보다 ‘성결’ ‘화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한국인의 한을 ‘한마음’으로 승화시켜야 통일의 길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복주의와 세속주의 등 죄를 멀리하고 성령이 역사하시도록 우리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면서 “북한뿐 아니라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도 포용하고 사랑하면 하나님께서 통일을 선물로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오 목사는 최근 북한의 핵 도발로 경색된 남북 관계를 걱정했다. 한국사회 뿐 아니라 일부 교회에서도 북한에 대한 미움이 다시 일고 있기 때문이다.
오 목사는 요즘 오랜 친구이자 북한에서 종신노역형을 선고받고 억류돼 있는 캐나다동포 임현수 목사의 석방을 위해 매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그는 “임 목사처럼 북한에 억류 중인 분들도 남북 관계가 좋아져야 풀려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탈북민과 잘 지내는 게 통일의 시작”이라며 “탈북민을 돈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이 해외로 파송한 선교사가 2만9000여명인데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 숫자도 이와 비슷하다”며 “이들이 남한에서 외롭지 않도록 하고 젊은 리더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인 디아스포라와 협력해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해외에서 북한 동포들과 문화·스포츠 교류 등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700만 한인 디아스포라와 손잡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지나가는 주 강사와 탈북민 등이 인사하면 하이 파이브로 힘을 보탰다. 오 목사는 이번 캠프에서 통일의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150명 참석자 대부분이 젊은이들이고 이 중 20명은 탈북민 청년들이었다. 그는 “법률·경제·정치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말씀으로 세워서 통일세대로 키워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통일비전캠프 참석 중인 한국예수전도단 오대원 목사 “북한 포용하면 통일을 선물로 주실 것”
입력 2016-01-28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