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창리 수상한 움직임… 대형 발사대-조립동 사이 2개 레일 설치
입력 2016-01-28 21:31
국방부가 28일 북한의 기습적인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선 것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를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2012년 12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했던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는 최근 차량과 사람들 이동이 빈번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증축이 끝나 실시되는 뒷정리 작업을 볼 수도 있지만 차량의 동선과 이동 인원의 규모가 단순한 마무리 작업으로 볼 수 없는 특이상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이미 지난해 말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3년 말부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증축 작업을 해왔다. 기존 50m 높이 미사일 발사대를 17m를 더 높여 67m 규모로 확대했다. 2012년 발사된 은하 3호는 길이가 30m 정도였다. 미사일 발사대가 커짐에 따라 군 당국은 이번에 발사될 미사일은 적어도 50m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은하 3호보다 훨씬 더 먼 거리를 날아갈 수 있다는 추정이다.
북한은 또 기존 시설보다 2배나 큰 연료와 산화제 저장시설을 2곳 신설했다. 기존 엔진보다 더 큰 규모의 발사체 엔진 실험을 위한 장소로 추정됐으며 지난해 엔진 실험이 실시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동창리에 미사일 부품을 조립할 수 있는 대형 조립동 건물이 들어섰고 발사대와 조립동 사이에 2개의 레일이 깔렸다. 대형 조립동에서는 미사일 동체를 몇 번 나눠 발사대로 이동했던 과거와 달리 장거리 미사일을 한 번에 조립할 수 있다. 또 레일을 이용하면 이동시간도 줄이고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다. 그만큼 기존 시설보다 2배 정도 큰 연료와 산화제 저장시설 2곳도 새롭게 들어섰다.
북한은 증축 공사가 끝난 대형 발사대와 발사장과 연결된 동창리역에 가림막을 설치해 놓았다. 하루 세 차례 6시간 정도 한반도 지역을 감시하는 미국 군사 첩보위성의 감시망을 피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장거리 미사일이 평양 산음동 공장에서 동창리역으로 이동되는 정황과 조립동에서 최종 조립된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대에 장착됐는지 여부를 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장거리 미사일이 이미 동창리로 이동됐는지는 확실치 않다. 지난해 일본 언론은 장거리 미사일 동체가 이동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위해서는 연료가 주입돼야 하는데 연료주입 시설은 지하에 있어 외부 관측이 힘들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사일 발사가 아주 임박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정황상 발사할 수 있는 기술적 여건은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의 첩보위성이 지나간 뒤 밤시간을 이용해 미사일을 이동시킨다면 이를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 감시망을 피해 기습적인 발사가 언제든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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