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허웅(사진)은 KBL 최고 수준의 장래성과 잠재력을 갖춘 가드다. ‘루키’였던 지난 시즌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며 2년차 시즌을 치르고 있다. 올스타전 팬 투표 1위에도 오르는 등 아버지 허재의 그늘에서 벗어나 허웅이란 두 글자를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최근 위기가 닥쳤다.
올 시즌 허웅은 경기당 평균 12.1득점, 2.9어시스트, 1.1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루키 시즌 때(4.8득점, 1.5어시스트, 0.6스틸)보다 모든 기록에서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올스타 휴식기 이후 슬럼프에 빠지면서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갔다. 6경기에서 허웅은 6.7득점, 2어시스트, 0.5스틸을 하며 평소 기량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 16일 고양 오리온전에서는 득점을 비롯한 모든 공식 기록이 제로에 그쳤다. 이 기간 동부는 1승5패에 그쳤고 순위도 6강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로 떨어졌다.
허웅의 부진은 팀 선배 김주성의 공백과 관련이 있다. 허웅이 전반기 맹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현재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김주성과의 시너지 효과가 컸다. 김주성이 하이포스트에서 상대 수비망을 흔들면서 허웅에게 많은 공격 찬스가 났고 허웅은 이를 정확한 슛으로 연결했다. 또한 김주성이 외곽까지 상대 빅맨을 끌고 나오면서 생긴 공간을 허웅이 돌파나 컷인 플레이로 연결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김주성이 빠지면서 동부는 매치업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허웅에게 쏠리는 수비의 견제도 더욱 심해졌다.
허웅도 슬럼프 탈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23일 울산 모비스전에선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팀의 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거침없이 돌파를 했고 기회가 오면 주저 없이 슛을 쐈다. 동부 입장에서도 허웅의 이런 모습은 반갑다. 김영만 감독은 “상대가 더 강하게 압박 수비를 펼치지만 이를 이겨내야 할 시점”이라며 “동부가 살려면 허웅이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허웅 살아나야 ‘동부산성’ 굳건… 올스타전 이후 극심한 슬럼프
입력 2016-01-28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