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兆시장’ 공략 첨단 드론 100여종 떴다… 아시아 최대 부산 ‘2016 드론쇼 코리아’ 개막

입력 2016-01-28 21:10
부산 벡스코에서 28일 열린 ‘2016 드론쇼 코리아’ 개막식에서 관람객들이 대한항공과 국방과학연구소가 함께 개발한 고속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를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드론쇼 코리아 사무국 제공
항공우주연구원이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틸트로터의 비행 모습. 연합뉴스·드론쇼 코리아 사무국 제공
아시아 최대 드론(무인기) 전시회인 ‘2016 드론쇼 코리아’가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했다. 국내외 60여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첨단 드론 100여종을 전시했다. 드론에 대한 뜨거운 관심 덕분에 사전 관람 신청자가 1만명을 넘었고, 전문가들이 주제 발표하는 콘퍼런스 신청자가 예상보다 2배 많은 1000명이 넘어 주최 측이 좌석 부족을 걱정했을 정도다.

드론쇼 코리아는 국내 드론 산업의 현주소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자리였다. 국내 드론 제작업체들은 다양한 목적으로 개발된 첨단 드론을 선보였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틸트로터 무인기’(헬리콥터처럼 이륙해서 비행기처럼 운항하는 무인기)를 선보였다. 대한항공은 최근 군에 납품한 사단정찰 무인기와 2년 뒤 상용화를 목표로 한 무인공격헬기 ‘KUS-VH’의 모습도 공개했다. 유콘시스템은 40분 동안 비행할 수 있으며 재난 감시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모콥터’ 등을 선보였다.

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은 드론쇼 코리아 콘퍼런스에서 “2013년 기준, 고정익 무인기(비행기 형태의 날개 달린 드론)의 국내 기술력은 세계 13위권이고, 회전익 무인기(프로펠러가 달린 드론)의 기술력은 11위권”이라고 설명했다. 드론 전시장에서 만난 무인기 제작업체 에어로뷰의 이건희 대표는 “첨단 드론을 만들기 위해서는 비행체 설계, 정보 인식, 정밀한 위치 파악, 자동조정 등 정밀한 기술력이 요구된다”며 “우리나라 드론 기술력은 미국 등에 비하면 60% 수준”이라고 말했다.

항공촬영 등 민간용 드론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상태다. 드론쇼 코리아에 참가한 중국 DJI의 한국 협력업체 관계자는 “1000만원짜리 드론을 100만원대에 만들어내는 데다 10년간 축적된 기술력 때문에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DJI는 전 세계 최대 드론 생산업체로 전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방위산업 컨설팅업체인 틸 그룹(Teal Group)에 따르면 세계 무인기 시장은 2014년 7조7369억원(64억 달러)에서 2023년 13조9023억원(11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도 2024년 3조6267억원(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드론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드론쇼 코리아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술 융합을 통한 새로운 드론 시장 창출’로 14조원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중국 DJI가 항공촬영용 드론을 만들어 전 세계에 드론 열풍을 일으킨 것처럼, 우리나라도 장점인 소프트웨어와 정보통신기술 등을 활용한 새로운 드론 시장 개척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부산=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