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과 TV 뉴스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나라가 있다. 정치, 경제, 외교 모든 면에서 이란은 요즘 가장 핫한 나라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이란 친구의 말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부터 각국의 대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몰려들어 수도 테헤란에는 하루가 다르게 새 건물들이 들어서고 시민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느낀다고 한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가 프랑스와 독일,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이다.
그런데 왜 문화는 없을까. 상대국에 대한 문화적 호감도가 비즈니스를 우호적으로 견인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말이다. 이란 사람들이 대장금을 기억하듯이 우리도 이란 문화에 관심을 갖고 다가가야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란에서는 중동 전역을 통틀어 최대 규모의 문화예술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파지르(Fadjr)축제인데 매년 1월 파지르 연극축제를 시작으로 2월에 영화와 음악축제가 테헤란의 주요 극장과 거리 곳곳에서 연이어 펼쳐진다. 중동 최대 규모인 만큼 인지도와 미디어를 통한 노출 효과도 최상이다. 이런 축제에 한국을 주제로 한 특별한 문화행사가 기획된다면 우리 문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다. 이라크와의 국경 도시인 마리반에서 매년 10월 개최되는 마리반 거리예술축제도 반응이 뜨거워 눈여겨볼 만하다.
참고로 문화를 통한 국제교류는 민간예술인의 개별참여, 양국 극장끼리의 교류, 대규모 축제의 활용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속도가 느리고 두 번째는 극장의 홍보능력이 없으면 자기만족으로 끝나기 일쑤다. 그런 측면에서 이란 현지의 대표축제를 활용해 한국문화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것은 나쁘지 않은 전략이 될 수 있다. 한류에 대한 이란 사람들의 호감이 장금이와 K팝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외교 이전에 문화외교가 앞장섰으면 좋겠다.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장)
[축제와 축제 사이] <5> 이란 파지르 축제
입력 2016-01-28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