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박주선… 집 커지는 국민의당, 한지붕 다가족 ‘화학적 결합’ 관건

입력 2016-01-27 21:19
통합신당을 추진하던 박주선 의원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통합을 선언한 뒤 국민의당 지도부와 함께 손을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한상진 공동창당추진위원장, 박 의원, 윤여준 공동창당추진위원장, 김한길 의원. 이동희 기자

통합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던 박주선 의원이 27일 국민의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틀 전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의 통합 발표에 이어 박 의원까지 안철수 의원과 함께하기로 결정하면서 야권 신당 세력을 포괄하는 ‘빅 텐트’가 점차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다만 급속한 세 불리기로 색깔이 다른 여러 세력이 한 지붕 아래 모인 만큼 이들의 ‘화학적 결합’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인 박 의원과 국민의당 안·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선언문을 나눠 읽었다. 안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고, 2017년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하기 위하여 양측을 통합하기로 합의했다”며 “국민을 위한 통합이 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통합이 헌법 정신과 가치를 구현하는 수권대안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민주적 당 운영을 위해 선진적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합리적 중도개혁 인사의 참여와 신당 추진 인사들과의 통합을 위해 계속 노력한다”고 발표해 정동영 김민석 전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과도 통합 논의를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김 전 의원과 박 전 지사와의 통합 문제에 대해 “계속 얘기해 왔고 계속 말씀하면서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내에서는 기성 정치인 위주의 통합이 계속되자 ‘새정치’ 기조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통합은 좋지만 박 의원이 새정치에 어울리는 인물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로 박 의원은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옷 로비 사건’ ‘나라종금 사건’ ‘현대건설 비자금 사건’ 등에 연루됐고, 2012년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또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는 “윤여준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일단 ‘크게 가자’고 설득해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합류는 자유롭게 하되 엄정한 공천 룰로 새정치에 어울리는 인물이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향후 출마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공천 룰을 둘러싼 내분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안 의원은 통합선언 기자회견 전에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해 낙상을 입은 이희호 여사를 문병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서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에서 이 여사와의 대화를 안 의원 측 관계자가 무단 녹음한 일에 대해 “큰 결례를 했다.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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