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환자 80% 이상이 만족”… 정부 2차 시범사업 결과 발표

입력 2016-01-27 21:08
원격의료 시범사업에서 이용자 10명 중 8명이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의견을 냈다.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의 혈당·혈압은 더 안정적으로 관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의료는 멀리 있는 환자의 신체정보를 스마트폰 등 통신기기로 병원에 전송해 의사의 진찰이나 문진을 받게 하는 시스템이다.

정부는 ‘좋은 성적표’가 나왔다며 올해 시범사업 규모를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도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해킹 등 의료정보의 안전성, 의료사고 가능성 및 책임 소재 등을 놓고 여전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원격의료가 순탄하게 안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보건복지부는 미래창조과학·법무·국방·산업통상자원·해양수산부 등 5개 부처와 함께 지난해 3월부터 2차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벌인 결과 도서벽지 주민의 83%, 노인요양시설 거주자의 87.9%가 만족을 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도서벽지 주민의 88.9%는 전반적인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80.9%는 의사에게 도움받기가 쉬웠다고 했다. 복약순응도(환자가 의사 처방과 지시를 따르는 정도)는 6점 만점에 5.1점으로 시범사업 이전(4.8점)보다 높았다.

2차 시범사업은 148개 기관에서 53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는 도서벽지 11곳, 군부대 50곳, 원양선박 6척, 교정시설 30곳, 노인요양시설 6곳 등에서 이뤄졌다. 당뇨병·고혈압 환자 대상 ‘원격의료’(1개월마다 대면진료하고 그 중간에 원격모니터링)의 임상적 유효성도 입증됐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가톨릭대가 지난해 4∼12월 당뇨환자 239명을 분석했더니 원격의료 참가자의 혈당 수치는 3개월 후 18.85㎎/㎗ 감소해 대면진료만 받은 대조군(2.41㎎/㎗)보다 감소폭이 훨씬 컸다. 보건의료연구원이 고혈압 환자 288명을 분석한 결과 원격의료 참여자는 수축기 혈압이 참여 전보다 3.23㎜Hg 줄었다.

정부는 올해 시범사업 기관을 278개, 참여 인원을 1만200명으로 확대키로 했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원격의료는 동네의원에서 경증 만성질환자로 국한해 시행할 것이며 개정하려는 의료법에도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원격의료를 동네의원에서 병원급으로 확대하거나 도시지역에서 전면 시행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사협회의 반대는 거세다. 의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투명하지 않게 시행된 시범사업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 “국민 건강을 담보로 원격의료를 독단 추진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반발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