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건물 점거’ 美 오리건주 무장시위대 체포… 1명 사망

입력 2016-01-27 21:19
미국 오리건주에서 연방정부기관 건물을 점거했던 반정부 무장 시위대원들이 26일(현지시간) 체포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투입된 체포 작전에서 시위대 중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미국 CNN방송 등 주요 외신들은 연방 공유지의 관할권 이양 등을 요구하며 오리건주 프린스턴의 멀루어 국립야생보호구역 본부청사를 점거 중이던 애먼 에드워드 번디(40) 등 시위 관련자 8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의 리더 격인 번디 등 5명은 농성현장을 떠나 프린스턴에서 160㎞ 떨어진 존데이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고속도로로 이동하던 중 경찰과 대치하다가 체포됐다. FBI는 “투항 명령에 대부분이 응했으나 번디의 형제인 라이언 번디와 라보이 피니첨은 반항했다”며 “최초 발포자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총격이 있었고, 라이언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으나 피니첨은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사법 당국은 이들 외에 오리건주 번스에서 2명, 애리조나에서 1명의 공범을 각각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지역 목장주인 드와이트 해먼드(73)와 아들 스티븐(46) 부자가 밀렵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연방정부 소유 숲에 불을 지른 혐의 등으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자 투옥되기 하루 전인 지난 2일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번스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 후 멀루어 국립야생보호구역 본부청사에 총기로 무장한 채 난입했으며 당시 이 건물은 새해 연휴로 문을 닫은 상태였다.

번디와 그의 가족은 정부의 총기 규제와 국유지 무단침입 금지 등에 반대하는 운동을 해왔다. 당국은 사태 초기에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진압 작전에 나섰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