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는 주일예배와 가정의 신앙적 분위기를 통해 신앙 성숙을 경험하지만 일방적 교수 행위와 강제적인 찬양·기도·교제에는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장로회신학대 교수학습개발원 김효숙(사진) 교수의 ‘다음세대를 포용하는 교회교육 설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외 교회 7곳의 초·중·고생 1200명을 대상으로 ‘신앙 성숙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복수응답 가능)을 조사한 결과 ‘매주일 드리는 예배’(352명)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김 교수는 “예배 자체를 교육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예배가 교육적이어야 할 이유는 충분히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요인으로는 ‘가정예배 및 가정의 신앙적 분위기’(189명)가 상위권에 속했다. 박상진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장은 “한 아이가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교회가 협력하는 기독교 교육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교회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일관성 있는 기독교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학생들에게 직접 성경 지식을 전달하는 ‘반별 성경공부’를 꼽은 응답자(98명)가 가장 적었다. 김 교수는 “다음세대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에게 익숙한 수업의 형태와 소통의 유형을 무시한 채 일방적 교수 행위를 한 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조사 대상 청소년들이 꼽은 ‘교회교육 환경 중 변화가 필요한 부분’(복수응답 가능)에서도 이 같은 점이 확인됐다. 청소년들은 ‘낯선 사람과 웃으며 인사하고 교제해야 하는 상황’(324명)에 가장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반별 성경공부 중 원치 않아도 대답해야 하는 상황’(239명)과 ‘내 삶이나 고민과 관련 없는 말씀의 일방적 전달’(228명) 역시 높은 순위에 들었다.
기독교교육학자들은 교회 교육의 구조 전환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장신대 기독교교육과 장신근 교수는 “한국 교회 교육 갱신의 우선 과제는 현행 교회학교 중심의 학교식 교육 구조에서 벗어나 ‘신앙’을 문화화하는 공동체 중심의 교육 구조로 기본 틀을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사 개인의 리더십이 공동체 전체의 교육 리더십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회는 모범적인 교육 지도력을 지닌 교사를 발굴하고, 교육 전담 목회자를 선임하며 평신도 교회학교 지도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다음세대 신앙 성숙 이끌려면… 주일예배·가정신앙 경험 살리고 일방적인 학습·찬양·교제 줄여야
입력 2016-01-27 20:19 수정 2016-01-27 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