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횡령·선수 강제노역’ 의혹 ‘봅슬레이 개척자’ 강광배 누명 벗었다

입력 2016-01-27 21:01

동계스포츠 썰매 종목 개척자 강광배(43·사진) 한국체대 교수가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가 검찰 수사로 혐의를 벗었다.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강 교수를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해 6월 강 교수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었다.

강 교수는 2008년 강원도체육회 지원금 중 3400여만원, 2009∼2010년 후배 코치 수당 7000여만원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받았다. 2010년 강원도 평창의 합숙소에서 선수들에게 강제노역을 시킨 의혹도 있었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펜션을 합숙소로 쓰며 펜션 보수작업에 선수들을 동원했다는 거였다.

검찰은 이런 의혹이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결론지었다. 강 교수는 봅슬레이 구매대금 일부를 해외 제작사로부터 돌려받았지만, 곧바로 다른 부품 구매에 사용했다. 코치 수당은 선수단 동의를 받고 일부를 공금으로 돌린 거였고, 모두 외국인 용병 급여 등으로 썼다. 노역 의혹 역시 선수단이 펜션을 무료로 사용하게 되자 휴식시간에 보수작업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2008∼2009년 대한봅슬레이연맹 지원금 등 5000만원을 사적으로 쓴 혐의는 기소유예 처분됐다. 강 교수가 사비를 털어 대표팀 비용을 대면서 지원금을 자신의 계좌에 넣고 관리한 게 원인이었다. 검찰은 보조금 관리법상 죄가 될 수는 있어도 기소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강 교수가 지원금 대부분을 훈련비로 썼고, 자비로 산 장비를 봅슬레이연맹에 기증했던 점도 고려됐다.

강 교수는 사비를 털어 한국 썰매 종목을 개척해 왔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썰매 종목에서 지도자 겸 선수로 활동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19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