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의 선두주자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가 폭스뉴스가 주관하는 TV토론회 불참을 선언했다.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불과 며칠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다. 무엇보다 불참 이유가 자신과 ‘불편한’ 관계인 진행자를 바꾸라는 요구를 방송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어서 황당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선거캠프는 28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개최되는 7차 TV토론에 트럼프 후보가 참석할 계획이 없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후보는 폭스뉴스가 진행자로 선정한 여성앵커 메긴 켈리(오른쪽)가 자신을 불공평하게 대우할 것이 뻔하다고 주장해 왔다. 두 사람은 지난해 8월 공화당의 1차 TV토론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켈리가 과거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 등을 언급해 트럼프는 궁지에 몰렸다. 이후 트럼프는 켈리를 매력적인 외모에 머리는 빈 여자를 뜻하는 ‘빔보(bimbo)’라고 부르고 “삼류 기자”라는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거듭했다.
트럼프 후보의 생떼에 폭스뉴스도 발끈했다. 회사는 “그가 메긴 켈리로부터 질문받는 것을 이토록 두려워하는지 몰랐다”고 트럼프를 조롱했다.
한편 트럼프는 전국 지지율과 아이오와 대결, 후보 지명 가능성 등을 물은 여론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가 21∼24일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공화당 지지자의 64%가 ‘트럼프가 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여성 진행자 싫어”… 트럼프, TV토론 불참
입력 2016-01-27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