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소비자심리지수 6개월 만에 최저… 서민경제 ‘꽁꽁’

입력 2016-01-27 19:35

지난해 말 미국 금리 인상에 이어 연초부터 불어닥친 중국발 ‘금융불안’ 한파에 서민경제가 차갑게 식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회복 기미를 보이던 소비자심리는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한국은행은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으로 집계돼 전달(102)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고 27일 밝혔다. 메르스 사태 직후인 지난해 7월(100)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다. 메르스 사태가 절정이었던 지난해 6월 소비자심리지수가 98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8월 101, 9월 103, 10∼11월에는 105까지 올랐다. 그러다 지난달 102로 떨어진 데 이어 이달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보다 크면 소비자들이 경제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고 100보다 작으면 반대라는 의미다. 이달 지수 100은 중립에 해당하지만 상승하던 추세가 꺾여 하강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문제로 볼 수 있다. 올 들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가 가라앉지 않을 경우 국내 경기둔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실제 메르스 사태가 터져 소비심리가 냉각된 지난해 2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고, 분기 경제성장률은 0.3%에 그쳤다.

미국 금리 인상과 함께 가계대출을 까다롭게 하는 금융당국의 방침이 맞물리면서 은행 대출금리도 오름세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15년 1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23%로 전월(3.16%)보다 0.07% 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12%로 전월(3.04%)보다 0.08% 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2월(3.24%)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 가계대출에서 연 3.0% 미만 대출 비중은 지난해 11월 50.2%에서 지난해 12월 40.2%로 대폭 줄었다. 반면 연 3.0∼4.0% 대출 비중이 같은 기간 43.6%에서 53.2%로 늘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시장의 최대 악재로 중국 경제불안을 꼽았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새해 들어 국제금융시장이 큰 변동을 나타내고, 국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환율도 상승하는 등 불안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국경제 불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감속성장과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수출뿐 아니라 금융채널을 통해서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돼 대외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