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한국 축구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로 꼽혔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개막 직후 “역대 최고 자리에도 오를 수 있는 아이들”이라고 반박했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대표팀은 이전 세대들과 비교하면 이름값이 떨어진다. 2008 베이징올림픽 명단엔 기성용, 박주영, 이청용 등 스타들이 이름을 올렸다. 2012 런던올림픽 대표팀은 기성용과 구자철, 지동원 등 ‘호화 멤버’로 꾸려졌다. 하지만 이번엔 권창훈(수원)을 제외하면 대형 선수가 없다.
그러나 ‘신태용의 아이들’은 태극전사 선배들이 이뤄놓은 명예를 지켰다. 대회 조별예선과 8강전에서 3승1무를 기록한 뒤 4강전에서 주최국이자 대회 우승후보로 꼽힌 카타르를 제압함으로써 아시아 최고임을 입증했다.
황희찬은 각 국 감독들로부터 최고의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발목이 좋지 않은 황희찬은 카타르전 후반 34분 교체 투입돼 지친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결승골과 쐐기골에 모두 관여하며 한국의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권창훈과 문창진은 나란히 4골을 기록하며 해결사로 떠올랐다.
신 감독은 4강전 전날 황희찬과 문창진을 불러 “포철공고 선후배끼리 영웅이 돼보라. 후반 30분쯤에 투입할 것이니 사고를 한번 쳐보라”고 주문했다. 둘은 대형 사고를 쳤다.
황희찬은 “발목이 아팠지만 꼭 팀이 이기도록 돕고 싶었다”며 “한·일전은 절대 질 수 없다. 이긴다는 생각뿐이다.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역사적인 부분이 있는데 마지막 경기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다만 황희찬은 일본과의 결승전에 뛸 수 없게 됐다. 황희찬은 이날 오후 소속 팀인 잘츠부르크가 있는 오스트리아로 출국했다. 당초 잘츠부르크는 이번 대회에 앞서 황희찬의 대표팀 차출을 강하게 반대했다. 대표팀은 올림픽 본선 진출이 결정되면 즉시 복귀시키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잘츠부르크를 설득해 황희찬을 합류시켰다.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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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약체 한국 축구 대표팀 ‘골짜기 세대’의 유쾌한 반란
입력 2016-01-27 19:52 수정 2016-01-27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