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거침없는 질주… 당에선 ‘金에 힘모으기’

입력 2016-01-26 21:42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극복을 제시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대위원장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 선대위가 출범하자마자 문재인 대표의 측근 노영민 의원과 범주류 신기남 의원에게 공천 배제 결정이 내려졌다. 당의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업은 김 위원장은 친노 선대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참여 논란을 정면돌파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불안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수도권 지역 한 의원은 2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젠 이대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 체제로 일사불란하게 총선 준비가 진행되지 않으면 ‘필패’한다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친노 선대위 논란에 대해서도 “최재성 총무본부장을 제외하면 선대위원들 면면이 대체로 합리적 범(汎)주류로 구성돼 있다”며 “박영선 정장선 의원 등 중도파 의원들도 선대위원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적절히 견제와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른 수도권 의원은 “선거가 코앞이라 사실 당내 상황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이대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감지됐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종걸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에 대한 정치공세가 금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성장우선주의 이념이 지배했던 한국에서 경제민주화를 국민에게 각인시킨 일등 공신”이라고 추켜세웠다. 김상곤 신임 인재영입위원장도 인재영입위 1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과 긴밀하고 능동적으로 협력해 이기는 수권정당 더민주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다만 김 위원장의 강한 성정(性情)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진력과 돌파력은 장점이지만 다른 선대위원들과 마찰이 생기고 자신의 의중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못 하겠다’고 뛰쳐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 김 위원장은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당과 마찰을 빚고 비대위원직을 사퇴했다. 한 당직자는 “김 위원장 성정도 고려해 지금은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문 대표도 전날 영입 인재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전적으로 김 위원장을 믿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문 대표는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홍걸씨의 출마설에 대해서는 “홍걸씨는 유일하게 지역구, 또 비례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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