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엄정한 법 질서 확립… 빈틈 방치땐 탈·편법 난무”

입력 2016-01-26 22:01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행정자치부·법무부·환경부·국민안전처·국민권익위원회 합동 업무보고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올해는 국회의원 총선거도 잘 치러야 하는 만큼 엄정한 법질서 확립과 부정부패 척결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법무부와 행정자치부 등 5개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깨진 유리창 이론이 말해주듯 작은 빈틈이라도 방치하면 탈법·편법 비리가 크게 확산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부패방지 4대 백신 프로젝트 가동,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신설, 9월로 예정된 청탁금지법 시행 등을 언급했다. 이어 “아무리 시스템을 잘 갖춰놔도 시행하려는 의지가 약하고 국민 호응이 부족하면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법질서지수와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를 거론하면서 “두 분야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인 27위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패와 비리, 탈법과 편법을 낳는 비정상 관행과 적폐들이 경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법질서와 사회청렴도를 OECD 평균으로만 끌어올려도 경제성장률이 1%가량 높아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이 과제가 국가 미래를 좌우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최근 잇따라 터진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업무보고에서 여러 비유를 사용하면서 정책의 국민체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부정부패 척결과 엄격한 법과 원칙의 적용을 강조하면서도 “법과 제도가 더 따뜻하고 친근하게 국민에게 다가서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어린이들이 글짓기를 하는데, ‘법은 목욕탕’이라고 어린이가 이야기를 했대요”라며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목욕탕에 들어가면 따뜻하고 기분 좋잖아요’(라고 답하더라)”고 했다. 이어 “사실 법은 약자들한테 엄마 품 같은 게 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법이 범법자들에겐 엄정하고 추상같아야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형편의 국민에게는 적극적인 보호자와 따뜻한 안내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진 토론회에선 공직자 순환보직과 전문성 중심의 ‘투 트랙’ 인사제도 도입, 민간 전문가가 공직에 들어올 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무조건 순환보직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고 잘하면 계속 있으면서 승진도 시키는 등 보람을 갖고 공직생활을 할 수 있게끔 순환보직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