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탐험] 48㎞ 남기고… 남극 단독 횡단 영국인 숨져

입력 2016-01-26 21:18
영국 탐험가 헨리 워슬리가 남극 대륙 단독 횡단 도중 셀카로 찍은 모습. 워슬리는 횡단 성공을 48㎞가량 앞두고 쓰러져 칠레로 이송된 뒤 나흘 만인 25일(현지시간) 숨졌다. 인디펜던트

영국의 세계적인 탐험가가 사상 첫 남극 대륙 단독 횡단을 목전에 두고 쓰러져 숨을 거뒀다.

AFP통신은 25일(현지시간) 남극 횡단 중 구조된 탐험가 헨리 워슬리(55·사진)가 탈수 증세를 보인 끝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목표지점을 48㎞ 남기고 구조를 요청해 칠레의 병원으로 이송된 지 나흘 만이다. 사인은 복막염이었다.

워슬리는 쓰러지기까지 71일간 홀로 약 1500㎞를 음식과 장비 등이 담긴 썰매를 끌며 남극 대륙을 걸었다. 쓰러지는 순간까지도 중단을 아쉬워하며 “이게 끝이라고 보고해야 하다니 애통하다. 목표에 거의 다 왔는데…”라고 마지막 보고 메시지를 띄웠다.

이번 탐험을 하면서 워슬리가 모금한 성금 약 10만 파운드(약 1억7000만원)는 상이용사들을 돕는 인데버재단에 기부됐다. 영국 왕실의 헨리 왕세손 내외도 워슬리를 후원했다. 헨리 왕세손은 “워슬리는 대단한 용기와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그를 도왔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애도했다.

워슬리는 영국 육군에서 36년간 복무한 제대 군인 출신 탐험가다. 이번 모험은 영국의 전설적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1874∼1922)이 실패했던 남극 단독 횡단을 완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