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오피스 게 섰거라”… 한컴, 야심찬 도전장

입력 2016-01-26 20:57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한글과컴퓨터(한컴)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한컴은 세계 오피스 시장 점유율 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한컴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MS의 오피스와 완벽하게 호환되는 ‘한컴오피스 네오’를 27일 세계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MS 오피스와의 호환성이다. 한컴오피스 네오에는 한워드라는 프로그램이 처음으로 탑재된다. MS 오피스의 워드 파일을 읽고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존 아래아한글 프로그램에서도 워드 파일을 읽을 수는 있었지만 편집은 할 수 없었다. 또 한글과 워드의 방식이 달라 아래아한글에서 워드 파일을 열면 문서가 깨져 보이는 등 완벽하게 호환되지 않았다. 한컴은 오피스 제품 안에 워드 전용 프로그램을 별도 탑재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한글을 사용하는 경우 아래아한글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한컴오피스 네오에는 2개의 문서작업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한컴이 경쟁사와 호환성을 내세운 제품을 출시한 건 MS오피스의 절대적인 영향력에서 국내 시장을 지키고 나아가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서다.

현재 한컴오피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0% 수준이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다수 기업이 아래아한글을 사용 중이다. 하지만 MS오피스가 전 세계 시장의 95% 이상을 장악하며 글로벌 표준으로 사용되다 보니 해외 기업과 업무할 때는 반드시 오피스를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상당수 기업이 MS와 한컴 제품 2개를 동시에 사용하는 실정이다. 한컴은 한컴오피스 네오 하나만 있으면 MS오피스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한컴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5%까지 늘려 세계 2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컴의 점유율은 0.4% 수준이다. 2020년까지 한컴그룹 매출 1조원, 해외 매출 비중 30%를 달성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은 “MS와 경쟁해서 국내 점유율 30%를 유지하는 건 한컴밖에 없으며, 최근 3∼4년간 우리 점유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지만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한컴은 해외진출 과정에서 현지 통신사,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특히 반미 정서 때문에 MS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중동 러시아 중국 인도 남미 등을 5대 시장으로 설정하고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