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자살자 90% 질병에 시달렸다

입력 2016-01-26 17:39

노인 자살자 10명 중 9명은 유서를 남기지 않고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55%는 사망 당시 경제적 문제를 겪고 있었다.

보건복지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26일 심리부검 대상 121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20명을 별도로 분석했다. 그 결과 유서를 남긴 사람은 2명(10%)에 불과했다. 전체 자살자 42.1%가 유서를 남긴 것과 대조적이다.

노인 자살자들은 대부분 신체적 건강이 좋지 않았다. 질병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노인이 90%(18명)였다. 질병 종류는 당뇨병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혈압 4명, 신장 문제와 파킨슨씨병이 각 2명, 암 간경화 뇌졸중 골절 전립선비대증 관절염 등이 각 1명이었다. 3명은 장애가 있었다.

정신 질환이 있는 노인이 80%(16명)였지만 이 중 치료를 받은 사람은 43.7%(7명)에 불과했다. 그중에도 입원 치료는 2명만 받았고 나머지는 외래 치료만 받았다. 사망 한 달 전에 찾아간 기관으로는 정신건강의학과가 아닌 병·의원이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신과를 찾은 경우는 4명에 불과했다.

노인 자살자의 70%(14명)는 사망 전 3개월간 직업이 없었다. 사망 당시 월평균 소득도 50만원 이하가 55%(11명)로 가장 많았고, 50만∼100만원이 20%(4명)로 뒤를 이었다. 3명은 기초생활수급자, 2명은 차상위계층이었다.

노인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자살하는 비율이 전체에 비해 낮았다. 20명 가운데 20%(4명)만 사망 시 음주상태였다. 121명 전체 자살자는 약 2배 높은 39.7%가 술을 마시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노인 자살자의 55%(11명)는 사망 전 가족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스트레스는 자녀 문제로 인한 경우(9명·복수응답)가 가장 많았고, 가족의 질병 및 사망(6명), 형제자매와의 갈등(4명) 순이었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