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책은 증언집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일부 할머니의 목소리가 낯설고 불편하다 해서 그 목소리가 부정돼야 하는가, 의문이 듭니다.”
박유하(59·사진) 세종대 일어일문학과 교수가 26일 서울 광진구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의 경위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고,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13일 명예훼손 민사재판 1심에서는 일부 패소 판결을 받은 상태다.
박 교수는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데 대한 문제의식으로 2013년 8월 ‘제국의 위안부’를 출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할머니들이 인질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는 정치적 움직임부터 개인적 이익이 얽히면서 위안부 문제가 풀기 힘든 구조가 됐고, 그 문제를 풀고 싶다는 생각이 책을 쓴 첫 번째 계기”라고 말했다.
책의 기본 자료가 된 건 한국정신대연구소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출판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집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들을 수 없었던 할머니들 목소리를 복원하려 했다. 그 목소리가 낯설고 불편하더라도 이런 목소리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또 “직접 만난 위안부 할머니 중에는 ‘나는 강제연행 없는 걸로 알아’ ‘위안부는 군인을 돌보는 존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며 “이게 위안부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낯선 이야기지만 식민지 시대가 어땠는지 제대로 판단해 본 경험이 우리에겐 없었다”고 했다.
박 교수의 책에는 ‘자발적 매춘부’라는 표현이 적시돼 있지 않지만, 민사 재판부는 “조선인 위안부의 본질이 매춘이라고 암시한 부분은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심희정 기자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교수 “강제연행 없는 걸로 알아… 증언, 위안부의 본질이라 생각”
입력 2016-01-26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