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외부 국경통제를 강화함으로써 역내 자유통행을 보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EU 내무·법무장관 회의에서 새로운 공동 국경경비대 창설을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외부 국경통제를 강화함으로써 역내 자유통행을 보장하는 솅겐조약 폐지를 막겠다는 취지다.
EU는 지난해 12월 정상회의에서 유럽국경해안경비대(EBCG) 설치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EU 외곽의 국경과 해안 경비를 전담하는 EBCG는 1500명 규모로, 2020년까지 3억2200만 유로(약 4200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더불어 솅겐조약을 놔두는 대신 EU 내부 국경통제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솅겐조약에 따라 현재 6개월인 내부 국경통제 기한을 2년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클라스 디즈크호프 네덜란드 이민부 장관은 오는 5월부터 국경통제를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EU 의회에 허가를 얻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원국들은 이날 회의에서 그리스에 난민 통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솅겐지역에서 그리스를 퇴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요한나 미클라이트너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그리스와 터키 국경을 통제하지 못하면 EU 외부 국경이 뚫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얀 얌본 벨기에 내무장관도 “솅겐 지역 내에서 그리스의 위치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 그리스는 국경을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오아니스 무잘라스 그리스 이민부 장관은 이에 대해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에 대한 지원에는 나 몰라라 하면서 그리스 탓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유럽에서 난민 관련 범죄 사건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날 스웨덴 서남부 예테보리 인근 묄른달시에 있는 난민 센터에선 한 10대 난민이 22세 여성 직원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스웨덴의 난민 관련 시설에서 발생한 위협이나 폭력 사건은 2014년 143건에서 지난해 322건으로 1년 사이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U, 새 국경경비대 창설 논의
입력 2016-01-26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