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년 연속 최대 실적… “올해 6조원대 설비 투자로 위기 돌파”

입력 2016-01-26 20:39

SK하이닉스가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은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시장 전망은 부정적이지만 SK하이닉스는 근원적 경쟁력 강화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18조7980억원, 영업이익 5조336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은 9.8%, 영업이익은 4.4% 늘어나면서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다만 4분기 실적은 주춤했다. 4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하락한 4조4160억원, 영업이익은 40.7% 줄어든 989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까지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달성하며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으나 8분기 만에 1조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 감소했고,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4% 증가했다. 평균판매가격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각각 10%, 15% 하락했다.

이에 따라 3년 연속 좋은 실적을 달성했지만 SK하이닉스는 올해를 ‘위기’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PC 분야는 수년째 감소가 이어지고 있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분야도 저성장으로 접어들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D램 시장 규모는 지난해 457억 달러에서 올해 388억 달러로, 낸드플래시는 291억 달러에서 262억 달러로 각각 줄어들 전망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최근 신년사를 통해 “SK하이닉스는 지난 10년간 반도체 시장 ‘치킨게임’에서도 살아남은 저력이 있다”면서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나노 초반급 D램을 본격 양산하고 올해 말까지 10나노급 D램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10나노 D램 양산 시점은 내년 초로 예상된다. 낸드플래시에서는 10나노급 2세대 제품 개발과 함께 3D 제품 경쟁력 강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현재 3D 제품은 2세대(36단)와 3세대(48단) 제품을 개발 중이며 개발을 완료하는 대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시장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6조원 초반대의 설비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규모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투자에는 연구·개발(R&D), 안전환경, 공장자동화 개선 등이 포함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8%였던 배당성향을 이른 시일 내로 20%까지 높이는 등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키로 했다. 총 배당금액이 프리캐시플로(순현금수지)의 30∼50% 범위에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