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트홀 라이징 스타’ 첫 현악 사중주단 아벨 콰르텟 “넷이라 무대서도 즐거워요”

입력 2016-01-26 20:27
바이올린 이우일 윤은솔, 비올라 김세준, 첼로 조형준(왼쪽부터)으로 구성된 현악사중주단 아벨 콰르텟이 25일 서울 종로구 문호아트홀에서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한국 클래식계의 미래 스타를 미리 만나보는 ‘금호아트홀 라이징 스타 시리즈’가 올해 처음으로 현악사중주단을 선보인다. 주인공은 28일 리사이틀을 여는 아벨 콰르텟이다.

바이올린 윤은솔(29)과 이우일(27), 비올라 김세준(28), 첼로 조형준(29)으로 이뤄진 아벨 콰르텟은 2013년 독일 유학 중 결성됐다. 솔로이스트로서 국제대회 입상 경력도 있지만 실내악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이들은 독일 뮌헨국립음대에서 크리스토프 포펜과 하리올프 슐리히티히에게 함께 배우며 실내악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나이에 비해 결성 자체는 다소 늦었지만 아벨 콰르텟은 2014년 독일 아우구스트 에버딩 국제 콩쿠르 2위, 지난해 오스트리아 하이든 국제 실내악콩쿠르 1위와 프랑스 리옹 국제 실내악콩쿠르 2위 및 청중상을 수상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7월 이탈리아 카잘 마지오레 뮤직 페스티벌과 위스 루가노에서 열리는 티치노 무지카에 상주 현악사중주단으로 초청받는 기염도 토했다. 한국 실내악을 대표하는 노부스 콰르텟이 창단 이후 한동안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에 비하면 매우 빠르게 정상권에 진입한 셈이다.

25일 금호아트홀 내 문호아트홀에서 만난 아벨 콰르텟은 “팀을 결성하면서 음악적으로 훨씬 성숙해진 것을 실감한다”며 “독주자 시절엔 부담감과 긴장감을 크게 느꼈지만 넷이 하니까 나눌 수 있어서 좋다. 무엇보다 무대 위에서 외로움 대신 즐거움을 더 많이 느끼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리사이틀이 서울에서 팀 이름을 내건 첫 공식 연주회인 만큼 하이든의 현악사중주 제31번 Op.33-1,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제10번 D.87, 베토벤 현악사중주 제8번 ‘라주모프스키’ Op.59-2 등 정통적인 레퍼토리를 내놓을 예정이다.

실내악 불모지인 한국에서 오랜만에 나온 걸출한 현악사중주단이지만 미래는 아직 불투명하다. 지난해부터 국제 클래식 콩쿠르 수상에 따른 병역면제 분야에서 현악사중주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내년에 만 30세가 되는 조형준을 시작으로 김세준, 이우일은 입대를 해야 된다. 이로 인해 유럽 콩쿠르 수상 이후 많은 제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내년 이후 일정은 잡지 못하고 있다. 조형준은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미래를 이야기할 수 없는 게 슬프다”면서도 “이 문제를 계속 생각하면 음악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연주에만 집중하려 한다. 올해 참가 계획인 중요 콩쿠르에서 1위를 하는 게 현재 목표”라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