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 “사드 배치, 군사적 관점서 검토 필요”

입력 2016-01-25 21:30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25일 군사적 관점에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일단 한 장관의 발언은 기존 정부 입장과 차이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기습적인 4차 핵실험 이후 사드 배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무부서의 장관이 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장관은 MBC ‘이브닝뉴스’에 출연해 사회자의 질문에 “사드는 분명히 국방과 안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군사적 수준에서 말하자면 우리의 능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는 충분히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한 장관의 발언은 순수하게 군사적 관점이라는 전제에서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용으로 군이 구축하고 있는 킬 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는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낙하하는 종말단계, 그것도 고도 40㎞ 이하에서만 요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고도 40㎞ 이상에서 요격이 가능한 사드와 같은 시스템을 배치해 중첩방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간 중국의 반발이 사드 배치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지만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미온적인 자세에 대한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사드 배치 논의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중국으로서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고 있어 ‘북핵 위협용’이라는 한국과 미국의 주장에 반발할 만한 명분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 장관은 북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 수준에 관한 질문에 “SLBM 개발은 지상사출시험, 수중사출시험, 비행시험, 전력화의 4단계로 볼 수 있는데 현재 북한은 수중사출시험을 몇 차례 했다”며 “수중사출시험을 완성해가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이 여러 가용 역량을 총동원한다면 그(통상 3∼4년)보다 빠르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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