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인천공항 보안… 검색장 출입문 뜯고 중국인 남녀 밀입국

입력 2016-01-25 21:28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가려던 중국인 2명이 심야에 보안검색장 출입문을 강제로 뜯어내고 밀입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시25분쯤 A씨(31)등 중국인 남녀 2명이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면세구역에서 법무부 출국심사대와 보안검색대를 거쳐 국내로 잠입했다.

이들은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일본 나리타공항을 경유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나리타공항에서 타고 지난 20일 오후 7시31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24시간 이상을 기다렸다가 이곳에서 21일 오후 8시17분 출발 예정인 비행기를 타고 중국 베이징으로 갈 예정이었다.

A씨 등은 도착 후 환승 대기장소인 3층 출국장으로 가지 않고 2층 입국심사대로 이동했다. 심사대에서 “환승객이므로 입국할 수 없으니 3층으로 가라”는 안내를 받은 이들은 환승 보안검색을 받은 뒤 3층 면세점 구역으로 올라갔다.

이들은 이곳에서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이 공항 업무를 모두 마치고 퇴근하기까지 기다렸다가 21일 오전 1시25분쯤 3층 ‘3번 출국장’ 자동 유리문을 통해 보안검색장으로 들어왔다.

출입국관리소 상주직원 통로인 이 자동 유리문은 이날 잠겨 있지 않았다. 보안검색장을 통과한 이들은 여객터미널과 연결된 또 다른 유리문의 시건장치를 강제로 뜯어내고 도주했다. 보안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공항 측은 22일 이들이 예정된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자 뒤늦게 도주 사실을 알게 됐다. 무려 43시간 정도 지난 뒤에야 사고 발생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밀입국 나흘 만인 이날 오후 충남 천안에서 이들을 붙잡았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