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文연대’… 安·千 합쳤다

입력 2016-01-25 21:46
안철수 의원과 천정배 의원 등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당과 국민회의의 통합을 선언한 뒤 서로 손을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안 의원, 한상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천 의원, 윤여준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 김한길 의원. 구성찬 기자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과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회의가 25일 전격 통합을 선언했다. ‘사분오열’했던 호남발(發) 신당 추진 세력이 통합되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여기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범야권전략협의체’ 구성에 뜻을 모으며 응수했다. 4월 총선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호남을 기반으로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신당 세력과 친노(친노무현)·486이 주류로 진보 색채가 강한 더민주 간의 야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국민의당 윤여준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과 안철수 김한길 의원,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인 천정배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통합을 발표했다. 이들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양측을 통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명은 국민의당으로 정했다. 안철수 천정배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측은 추가 통합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합리적인 중도개혁 인사 참여 및 신당 추진 인사들과의 통합을 위해 계속 노력한다”고 밝혔다. 제각각 신당을 추진 중인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뿐 아니라 정동영 전 의원과도 통합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더민주를 제외한 야권 세력 전체가 ‘단일대오’를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일종의 ‘반문재인’ 연대로도 해석된다.

국민의당은 이번 통합으로 ‘이승만 국부론’ 논란 등으로 고전하던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일단 원내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존 의원에 천 의원이 합류하면서 의석이 16석이 됐고, 여기에 박주선 의원과 더민주 추가 탈당 의원이 합류할 수 있다.

국민회의도 캐스팅보트로서 몸값을 올렸다. 국민회의는 현역의원이 천 의원밖에 없다. 하지만 호남에서의 영향력 덕에 ‘흡수’가 아닌 ‘통합’을 할 수 있게 됐다. 천 의원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아 왔다.

이번 통합으로 야권 경쟁 구도가 비교적 명확해졌다. 국민의당은 호남에 뿌리를 둔 정치세력을 ‘빅 텐트’ 안에 묶어낼 수 있게 됐다. 박주선 의원, 정동영 전 의원이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동교동계와 정대철 상임고문 등 옛 민주계가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안 의원이 호남 중도세력의 대표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큰 셈이다.

반면 더민주는 진보 정당인 정의당과의 연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문 대표 등 더민주의 주류도 진보 색채가 강하다. 제1야당의 양대 세력이었던 호남과 친노·486진영이 야권 주도권을 두고 총선에서 대결하게 된 셈이다. 더민주에서는 수도권 선거를 위해 ‘반새누리당 연대’ 불가피론이 나오지만 국민의당은 “연대는 없다”는 입장이다. 총선에서 승리하는 쪽이 대선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신경전도 곧바로 시작됐다. 김종인 더민주 선대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양측의 통합에 대해 “서로의 이해관계가 합치된 것”이라며 “크게 파급효과가 나리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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